

“음성·양성을 가른 건 마스크였습니다”
박채영 기자 경향신문 뉴스
2020.08.27 17:36
치료 경험 알리는 김형진씨

미국서 입국 후 확진판정
함께 살지만 피해간 부모님
분명한 차이는 ‘수칙 준수’
“미국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저는 코로나19에 걸렸지만, 제가 자가격리를 하는 동안 한 집에서 생활한 부모님은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 차이가 마스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방역당국이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음에도, 덥고 습한 여름 날씨 탓에 마스크를 턱에만 걸치는 ‘턱스크’를 한 사람들이 심심찮게 눈에 띈다. 대전 28번째 확진자 김형진씨(26·사진)는 자신의 경험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유튜브 채널 ‘진킴랜드’에 ‘코로나19에 걸렸던 사람이 말하는 마스크가 정말 중요한 이유’라는 제목의 영상을 올렸다.
교환학생이었던 그는 지난 3월21일 미국에서 귀국했다. 집에서 자가격리 도중 확진 판정을 받아 3월25일부터 한 달가량 입원 생활을 했다. 미국에서 친구와 함께 외출했던 날 감염된 것으로 추정하지만 명확지 않다. 김씨는 “어디서 걸린 것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중요한 것은 그날 제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코로나19 때문에 동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해지면서 마스크를 쓸 용기가 나지 않았지만, 안일하게 생각한 제 책임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씨가 귀국한 날 대전역까지 마중 나와 한 차를 타고 집까지 이동하고, 자가격리 기간에 같은 집에서 생활한 부모는 음성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밀폐된 차 안에서 저와 부모님 모두 KF94 마스크를 착용했고, 자가격리 기간에도 집에서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거리 두기 수칙을 철저하게 지킨 덕”이라고 말했다. 그는 “화장실 갈 때 빼고는 방에서 거의 나가지 않았고, 화장실 갈 일이 생기면 손잡이에 꼭 소독약을 뿌렸다”면서 “(거실이나 부엌에서) 새벽에 필요한 물건을 가져와야 할 때는 마스크와 비닐장갑을 끼고 나와서 가지고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마스크는 작은 물건이고 고가의 물건도 아니지만, 그 작은 물건이 정말 큰 차이를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는 전파력이 강하지만 주의한다면 컨트롤할 수 있는 바이러스라고 생각한다”면서 “값싼 물건이라고 무시할 것이 아니라 가성비를 인정하고 마스크를 써야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사태